2009년 4월 4일 토요일

넷마블 '서든어택'에 대한 기사입니다.




IT강국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단연 PC방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산골마을에도 퍼져 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닌 것 같은’한국의 PC방의 존재는, IT산업은 물론 온라인 게임 사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PC방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PC방의 성장과 함께 온라인 게임 산업도 발전해 왔다. 리니지라는,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 성공 시대를 열어젖힌 게임이 등장하고 누구나 PC방에 가서 ‘신개념 엔터테인먼트’인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PC방에 가서 게임을 즐겼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아케이드 게임장, 즉 오락실을 제치고 많은 PC방들이 들어섰으며, 오늘도 전국에 있는 PC방에서는 많은 온라인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 CJ인터넷의 넷마블 PC방 소개 페이지의 모습.


사정이 이렇게 되자 온라인 게임사는 PC방을 상대로 한 새로운 수입 모델을 구상해 내기 시작했다. 바로 PC방이 자사의 PC방 가맹점에 가입을 하면,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에 한해 해당 PC방에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이를테면, ‘XXX가맹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경험치 2배’라든가, ‘PC방 전용 아이템’, 혹은 ‘다양한 혜택이 있는 PC방 전용 사냥터 진입 가능’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당시 전국 각지에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을 할 수 있었던 ‘창업 1등 아이템’ PC방은 한 동내에 여러 곳들이 생길 만큼 그 숫자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PC방들은 자연스럽게 생존경쟁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PC방으로서는 ‘손님들 끌어 모으기’로 굉장히 쏠쏠하게 사용되는 아이템인 해당 상품을 결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PC방 전용 상품의 탄생이었다. 이후 게임사들은 다양한 게임을 대상으로 패키지 상품을 내 놓으며 전국 PC방들을 상대로 상당한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PC방과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가맹을 하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뒤떨어지는’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PC방은 공생을 위해서는 게임사들의 사실상의 이중요금 부과, 사실상의 강제성이 섞인 가맹 상품 등 PC방을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을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었다. 이런 PC방들의 움직임은 집단적인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한 게임사가 ‘타협은 없다’라며 강수를 두고 나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의 돈을 지불하고 상품을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시장에 나온 상품의 질과 가격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매를 하지 않을 권리는 소비자에게 있다. 이런 원칙론만을 떠올려 보면 PC방이 게임사의 대 PC방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가맹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 하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선택은 PC방 점주들의 몫이다. 가맹점 가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경찰에 잡혀가거나 고발을 당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PC방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라는 사실이 그들의 양 어께와 머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역에 PC방이 그야말로 안 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창궐을 한 이후, 각 동네 PC방들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시작했다. 경쟁상대라고 할 수 있는 PC방들이 생긴 이후부터 자연스럽게 ‘손님들을 더 많이 찾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밖에 없었던 것.

△ PC방 점주들은, ‘어쩔 수 없이’가맹 상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C방에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찾는 손님들(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PC방을 찾는 손님들이라고 할 수 있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게임사들이 만들어 낸 대 PC방 상품을 구입할 ‘수밖에’없었다.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근 PC방들은 모두 가맹점이 되어 온라인 게임을 하는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손님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구입하고 싶지 않아도 상품을 구입해야만 한 상황이 된 것이었다.

결국, ‘가맹점이 되지 않으면 경찰에 잡혀가지는 않지만 앉아서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현실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종속적 형태’를 게임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나 게임 포털들은 자신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상품으로 만들어 놓고, 추가적인 이중 과금이나 혹은 비상식적인 과금정책을 써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는 PC방들이 상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현재의 상황을 타파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 PC방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인기 게임을 중심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끼워 팔기를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PC방 측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PC방들이 부조리함을 외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온라인 게임업계를 위해 함께 공생해 나가야 하는 관계’를 외치고 있지만, 사실상 온라인 게임사는 이런 종속적 형태를 깰 의지가 없을 수밖에 없다.

△ 인문협은, 이미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듯 하다


물론 이런 부조리한 게임사들의 행태에 맞서 전국 PC방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집단이 있기는 하다. 바로 전국 PC방 협회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문화협회(인문협)이 바로 그 집단이다. 그러나 현재 인문협의 신뢰도와 기능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 PC방을 위한 단체지만 협회의 정치적인 내분과 사리사욕을 위한 단체의 일련의 움직임은 이미 업주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협력관계를 맺은 온라인 게임 업체의 부조리함도 눈감아 주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태로 ‘대표 PC방 단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조리한 과금 정책을 펼친 CJ인터넷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던 대구PC방협의회가 CJ인터넷의 ‘강수’에 밀려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문제는, 이 사례가 업계 전체에 ‘좋지 않은 전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CJ인터넷은 넷마블 PC방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통해 “4월 6일 이후로 넷마블 플러스존에 가입되어있지 않은 비가맹 PC방들은 서든어택 접속을 전면 차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서든어택은 비가맹 PC방에서도 게임접속과 플레이가 가능했었다. 그러나 오는 6일 이후에는 홈페이지 접속 이외에는 서든어택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CJ인터넷 관계자는 “이번 서든어택의 비가맹 PC방 IP차단은 그동안 넷마블 플러스존에 가맹된 PC방에서 비가맹 PC방과의 차별화된 점이 없다며 항의가 계속되어 마련하게 된 것”이라며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기획되어 온 것이다. 이전까지는 가맹 PC방과 비가맹 PC방의 차별화가 되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가맹 PC방에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밝혔다.

△ CJ인터넷은 사실상의 ‘전횡’을 휘둘렀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서든어택 비가맹 PC방 IP차단이 넷마블에 대한 불매운동에 따른 CJ인터넷의 'PC방 길들이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CJ인터넷의 넷마블 관련 PC방 상품이 사실상의 이중요금이라며 반발을 하고 있는 대구지역 PC방들의 불매운동에 ’강수‘를 뒀다는 것(관련기사 참조 ’ 대구지역 넷마블 불매운동 심상치가 않다‘). CJ인터넷측은 불매운동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일련의 불매운동의 움직임에 철퇴를 내렸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든어택이라는 최고 인기 게임을 포기할 수 없는 소규모 PC방들은 결국 넷마블 플러스존 가입을 할 것이고, CJ인터넷의 PC방 매출은 상당수 상승할 것”이라며 견해를 밝혔다. 현존하는 최고의 PC방 인기 게임인 서든어택의 비가맹 PC방 플레이를 막는다는 것은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PC방들의 ‘고사’를 의미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PC방들이 어쩔 수 없이 넷마블 플러스존 가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CJ인터넷이 공지사항을 통해 이와 같은 ‘선언’을 하고 난 뒤 지난 2일 대구PC방협의회는 긴급회의를 거쳐, 그 결과 ‘불매운동을 강행하면 업소 간의 불신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므로 가맹을 하되, 서든어택에 한하여 유료 과금 300원을 적용하자’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백기’를 든 것이다.

대구PC방협의회측은 “넷마블의 과다한 요금 정책에 맞서 힘을 모아 싸웠지만, 우리의 국지적인 힘이 거대 회사와 맞서 싸우기에는 미약했다”라며 “이런 황당한 정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에 황당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라며 상도덕을 무시하고 PC방을 게임사의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 대구지역협의회의 ‘백기’. 문제는, 연쇄적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선례가 남겨짐에 따라 CJ인터넷의 모든 게임들은 물론 다른 게임사들 역시 CJ인터넷과 같은 방법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PC방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가맹을 하지 않으면 인기 게임의 플레이 자체를 막아 버리는 방법을 다른 게임사들이 모두 사용한다면, 게임사들의 PC방 매출은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PC방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추가적인 과금을 부담해야 하고, PC방은 울머 겨자 먹기 시작으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모든 게임의 PC방 가맹을 들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CJ인터넷의 ‘강수’가 통한 만큼, 각 게임사들도 PC방 순익을 높이기 위해 같은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결코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인터넷이 비도덕적인 방법을 사용했음에도 협력 관계인 인문협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결국 공생을 외치는 게임사들의 작태는 이번 사례를 통해 새빨간 거짓말인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게임사들의 독단적 전횡에 일침을 가했다.

과연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PC방 업계와 온라인 게임사의 관계를 타파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결국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결국 최종 소비자인 유저들에게 피해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출처
http://cafe.naver.com/inyx/29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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